1. 나는 공항을 사랑한다. 아니 그냥 좋다. 국제공항이건 국내공항이건 어느 공항이고 다 좋다. 공항마다 나름의 개성과 특성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공항에 있으면 괜시리 마음이 평온해진다. 설레임도 가득하고 도전정신(?)도 생기고. 트렁크를 들고 어디론가 가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고 있는 자체가 좋다. 여행 다닐 때 약간 긴장된 순간의 공항도 좋고 누군가를 환송하거나 마중하기 위해 간 공항도 좋다. 결론은 다 좋다는 거네요.^^


2. 아무래도 여행갈 땐 비행기 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마음의 여유가 없고, 돌아올 땐 지쳐서 공항에서 오롯이 즐기는 게 조금 힘들다. 마중 나갈 땐 대부분 같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공항에 혼자 남는 일은 드물다. 환송 때도 그들이 출국수속대에 들어가기 직전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아쉬우면서도 좋다. 어제 만났던 사이라도 오늘 또 공항에서 보니 좋다. 아름다운 사람들이기 때문. 마중시에도 공항을 떠나기 전 짧은 시간이나마 담소를 나누는 시간은 행복하다.


3. 공항에 있는 게 가장 좋을 땐 언제일까? 그건 누군가를 환송하고 난 후-그간의 고마움에 울컥해 절로 눈물이 흐른다. 출국수속 장소로 들어가 그들을 더이상 보지 못할 때까지 아쉽고도 아쉬워 계속 손을 흔든다-당분간 보지 못한다는 애틋함과 한국에 있을 때 더 잘해줄 걸 하는 안타까움이 교차돼 허한 심경으로 벤치에 앉아 잠시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 대부분 이른 아침 출국이라 새벽부터 서둘렀기 때문에 벤치에 앉는 순간 살짝 긴장이 풀리고 기분 좋은 피로감이 몰려온다. 

 

                                                   (인천국제공항)


4. 여유롭고 편안한 시간이라 혼자 식사해도 좋고 차를 마셔도 좋다. 무엇보다 공항 여기저기에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게 즐겁다. 아무 생각없이 앉아 있으면 마음이 그리 편할 수가 없다. 유럽여행 당시 예쁜 노천카페에 앉아 커피 마시면서 지나가는 사람들(패션)구경하는 것도 흥미롭다. 광장이나 거리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아름다운 주위풍광과 멋들어진 조각품 감상하는 게 너무 행복했고. 그러고 보니 일본은 유럽에 비해 벤치가 없어도 너무 없어 불편했다. 거리를 다니다 벤치를 본 기억이 없구나.


5. 뜨거운 8월의 어느날 하루 두 곳의 공항을 찾았으니, 귀한 인연을 환송하기 위해 아침 6시에 집을 나와 도착한 곳은 바로 위풍당당한 인천국제공항. 세계적으로 알려진 공항의 대명사로 우리나라의 자랑거리. 독일 프랑크프루트 공항만큼 거대하지 않아도-너무 거대해 초조한 마음으로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점은 인천공항이 훨씬 낫다-왠지 모르게 정이 간다. 현대적이면서도 따뜻하다.

같은 날 오후엔 소중한 사람을 마중하러 김포국제공항으로, 우연인지 한날 환송과 마중이 동시에 이뤄졌다. 이런 일도 처음. 중간에 시간이 비긴 하지만 집에 갔다가 다시 나오기엔 무리라 인천에서 김포로 직행, 시간이 넉넉해 여유 있게 움직이니 좋다. 공항철도를 깜박 잊고 인천에서 김포 국제선으로 직행하는 버스를 탔다. 한 3-40분 걸렸나.


6. 국내는 인천공항, 김포공항, 부산과 제주도공항에 해외는 미국 하와이와 뉴욕JFK 공항, 프랑크푸르트, 헝가리 부다페스트공항에 머물렀구나. 그중 경유는 프랑크프루트만, 언젠가 프랑크푸르트도 공항을 벗어나 시내도 보고 싶다. 독일관광도 하고 싶다. 동유럽만 갔고 아직 못 간 서유럽과 북유럽도 돌고 싶구나. 오래전 미국도 직항이 없어 알래스카 앵커리지공항을 경유했는데 지금은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이야기. 한 시간여 쉴 수 있어 오히려 좋았는데, 기내가 아닌 공항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어서.

 

                                                   (김포국제공항)


7.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니 인천과 비교되어서인지 어쩔 수 없이 좁게 느껴진다. 생각하니 작년 제주도 갈 때 이용한 김포공항 국내선이 훨씬 넓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국내선 승객이 국제선보다 더 많아서 그런가 보다. 가장 좌석이 많은 3층벤치엔 온통 정신없이 자는 사람들만 보여 웃음이 나온다. 여자 남자 다 똑같다. 정장한 여자들이 저렇게 깊이 자는 모습도 처음 본다. 다른 공항에선 못 본 진기한 장면. 그 영향인지 나도 비행기 도착 전까지 1시간 넘게 잘잤다.^^

공항에서 숙면을 취해 본 적이 없는데 진짜 신기하다. 김포공항에 혹 수면맥이라도 흐르는 게 아닐까.(?) 그래도 좋았다. 공항이 나에겐 일종의 안식처(安息處)역할을 하니까. 마음이 푸근해진다-공항아 사랑해-라고 큰소리로 한 번 외쳐줄까나.^^


**언젠가 세계각국의 공항순례(?)도 해보고 싶다. 각 공항의 장단점을 파헤치기 보다는 각각의 특별한 매력에 흠뻑 빠져보고 싶다. 하루 종일 공항에서 보낸 이색적인 하루라 인상 깊어 글을 썼습니다. 그것도 두 개의 공항을. 인천공항 김포공항 더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여행 이야기도 모자라 공항 소회까지 적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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