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가면, 개인적으로 5회가 가장 재미있게 본 회차. 5-6회(2015.6.10-11)를 다 보고나니 드는 생각-근데 주지훈(최민우)은 왜 저렇게 멀쩡하지?-그렇다. 1-4회까지 민우는 온갖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행동과 말투를 보여줬는데, 갑자기 왜 이러나. 강박증과 엄마가 강에 빠져 죽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 트라우마로 인한 환각증까지 나왔는데.

 

 

거기다 극도로 스킨십을 싫어한다는데 5,6회는 그것마저 자연스러워 놀랍다. 너무 빠른 진행도 좋지만 황당스럽긴 하다. 큰 줄기는 이해하겠는데 디테일한 설명이 조금은 아니 많이 부족한 느낌이라 우리가 알아서 판단하고 즐겨야 한다.(?) 이왕이면 드라마를 보면서 기분전환을 해야 하니 친절한 상상은 시청자의 몫이다.^^

 

 

민우를 지극히 정상으로 그리니 시청자들은 혼란스럽다. 정상을 넘어 똑똑하고 강단 있는 재벌2세를 실감나게 표현한다. 원래 타고난 재목은 이렇게 멋진 남자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듯. 민우는 수애(서은하, 변지숙)덕에 재래시장 체험도 하고 국밥집에서 밥도 먹고 그들의 애환도 온몸으로 느낀다. 그에 영향 받아 새로 짓는 쇼핑몰 1층에 첨단시설을 갖춘 재래시장을 만들기로 결정, 백화점 전무에서 본사로 승진발령을 받는다. 생전처음 아버지 최회장의 신임 가득한 눈빛을 만끽하는 민우.

 

 

연정훈(민석훈)은 여전히 민우와 지숙 부부를 감시하고 호시탐탐 민우를 파괴시켜 자신이 그룹을 가질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는데 아내 유인영(최미연)은 엄마 송여사(박준금)의 소망과는 달리 그룹이고 상속이고 관심 없고 심지어 이복동생 민우와 그의 어머니를 가엾게 여기는 측은지심도 보이지만, 그녀의 유일한 관심사이자 생의 목표인 남편사수에만 목숨을 건다. 오로지 석훈이 은하에게 다가가는 것에 온 신경을 곤두서고 있는 가련한 여자.

 

 

석훈은 민우의 노트북을 해킹해 민우 방까지 관찰하고 있는 강심장으로 방에 CCTV를 안 달아 놓은 것만도 감사해야 할 지경. 대단. 지숙이 그걸 알고 기절초풍, 남편을 불쌍히 여기는 기폭제가 된다. 누나의 실종에 의심을 품은 동생 변지혁(인피니트 호야-이호원)은 지숙이 백화점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생 박연수(명화)의 말에 확신을 갖고 누나를 추적한다. 우여곡절 끝에 만난 누나가 빚 갚으라고 준 5억도 거절하는 패기.

 

 

파티에 배짱 있게 쳐들어와 모든 사람을 놀래키고 급기야 민우로 하여금 은하가 사랑하는 남자로 오인받는 지혁. 민우는 지혁의 존재가 신경쓰여 갤러리로 은하를 찾으러 갔다가 화장실 청소까지 하는 아내를 발견. 이건 지난번 소파에서 자는 은하보다 더한, 말도 안되는 사건. 유력 대선후보의 딸인 천하의 서은하, 평소 하늘을 찌를 듯 도도하고 까칠한 여자가 시누이 말에 고분고분 순종해 화장실 청소를 한다고?

 

 

미치지 않고서야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솔직히 시청자로서 우롱당한 기분이라 불쾌한 느낌마저 든다. 어느 정도여야지 아무리 드라마라도 개연성이 심하게 떨어진다. 시청자들의 수준을 어떻게 보는 건가. 그래 은하가 단기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고 백번 양보한다치자. 그래도 화장실 청소는 죽어도 안할 사람이다. 미연도 마찬가지, 재벌 딸이 뭐라고 대통령의 딸이 될 수도 있는 올케를, 제정신이 아닌 이상 시킬 수가 없다.

 

 

6회의 클라이막스이자 뜨거운 감자는 민우와 은하의 엔딩신. 결혼반지를 찾다가 물 속에 빠진 은하는 내내 젖은 옷을 입고 있다가 저체온증에 걸린 듯. 무인도에 갔다는 미연의 제보에 석훈은 바람처럼 달려와 이들 커플을 보고 착잡한 표정을 짓는데, 질투인지 안심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그 날은 민우엄마의 기일. 아버지도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였던 민우엄마를 그리워해 음악을 들으며 여자를 추억하고 민우도 납골당에 가 엄마에게 바이올린을 들려준다. 송여사도 아마 질투 때문에 민우엄마를 죽인 듯. 여자의 질투 참으로 무섭다.

 

 

바이올린 장면이 뜬금없다고들 하는데 엄마를 몹시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여준 거라고 짐작. 저체온증으로 정신을 잃은 은하의 옷을 벗기고 자신도 옷을 벗고 사람의 체온으로 은하를 살리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 민우. 어쩌면 석훈의 상상인지도 모른다. 주지훈은 특별한 미남은 아닌데 분위기가 워낙에 독특하다 보니, 불량스러워 보일 때도 있고 시크하게 보이기도 하고 야시러운 느낌을 주기도 하고... 뭐라 표현하기 힘든 표정과 벗은 몸이 대비되어 시청자들의 기기묘묘한 상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넘치도록 재미는 있는데 가끔은 생뚱맞은 장면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드라마 가면, 그래서 더 매력적인가 보다.(?) 남은 회차가 기대된다. 은하 코스프레 하는 지숙이 이젠 일방적으로 당하지 말고 조심스레 반격을 시도할 때도 되지 않았나, 화장실 청소 같은 건 더이상 나오지 않으면 좋겠다. 평소 서은하 성격을 조금만 어필해도 흥미진진할 텐데...

 

 

석훈보다 더 무서운 건 사채업자다. 가만히 있어도 소름 끼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진실을 깨우쳐가며 오히려 지숙이를 도와줄 수도 있다. 이것도 관전포인트. 어쨌거나 마지막에 석훈이 망하는 건 당연지사일 테니까. 석훈과 민우네 집안 간에 악연이 있는 듯. 석훈 아버지가 노동자였다는데 민우네 회사와 연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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