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시금 소설 읽는 재미에 빠져 있다. 아니 빠져들고 싶다. 사람의 관심사는 물 흐르듯 변하나 보다. 우리는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인간이기에... 작년 2014년 한 해엔 유재석의 무한도전과 런닝맨 그리고 나는 남자다 등 예능 프로그램 리뷰 외엔 여행기만 열심히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나름 사명감(?)까지 가지고 기록하고 또 기록했다.^^

 

 

아 드라마도 잠깐씩 썼구나, 밀회와 기분 좋은 날 리뷰를 약간 했다. 그 외엔 내가 너무나도 다시 가고 싶은 이탈리아 베네치아 및 알프스지역 돌로미테 그리고 환상적인 이태리 산악지방 코르티나를 거쳐 미국 뉴욕과 LA리뷰를  미친듯이 성실하게 작성했고 2013년과 지난 2006년의 유럽여행까지 서랍 속에 묵혀둔 오래된 사진과 여행 팜플렛을 찾아가며 일기 쓰듯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썼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언제부터인가 늘 마음엔 있지만 읽지 못했던 소설이 그리워졌다. 블로그에 집중한 수 년간은 의외로 책읽기가 소원해졌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블로그를 잘하려면 다른 블로그도 많이 읽어야 하기 때문에. 그나마 책 리뷰만 전문으로 하는 블로그가 있어 갈증을 달랠 수 있었다. 그분들께 감사드린다. 몇 년간 고맙게도 블로그에 관한 공부는 원 없이까지는 아니지만 많이 한 것 같다. 덕혜옹주와 핑거스미스를 읽은 게 대체 언제런가.

 

 

가까운 가족 지인들이 외국에 많이 나가 살고 있는 탓인지 해외생활 섹션의 블로그는 나에게 또 다른 기분전환이자 즐거움과 행복이다. 특히 내가 두 번이나 다녀온 아름다운 유럽에 살면서 그들의 소소한 일상을 적은 유럽블로그는 사진만 봐도 치유의 은사를 받는 느낌이라 고맙기만 하다. 이들 블로그에서 무한도전과 런닝맨에 관한 에피소드를 보면 참 반갑다. 생각보다 많은 무도팬 런닝맨팬-런닝맨은 그들의 외국인 가족들이 더 사랑하더라. 고맙게도.^^-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다. 대단하다.

 

 

여행기를 하나도 남김없이 썼더니만-내가 기억하는 한-다른 장르의 글이 쓰고 싶어진다. 도서관에 가서 죽 소설을 둘러보고 몇 권을 갖다 읽었는데-도스토예프스키 단편집이 확 눈에 들어와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꺼냈는데-주옥 같은 작품에 얼마나 열광했던가, 톨스토이와 함께. 하지만 이 단편집은 우화식이라 읽다가 살짝 접었다. 감성적인 멜로드라마나 예술적인 향취가 가득 담긴 영화 혹은 아련하고 순수한 소설, 그림해설 같은 예술적 감성이 충만한 책 등에 목마르다.

 

 

무슨무슨 배우기, 무슨무슨 방법 알기 등등 정통소설보다 실용서가 훨씬 많이 책꽂이를 차지한 작은 도서관을 보니 괜스레 씁쓸하다. 이상하게 일본작가들의 소설이 한눈에 들어온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하와이와 다른 일본작가의 잡화점의 기적, 냉정과 열정사이를 꺼냈다.

 

 

나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와 이태리 국경부근만 가봤다. 냉정과 열정사이(소담출판사)의 주 배경인 밀라노와 피렌체엔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그에 관한 리뷰를 너무 많이 봐서인지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몰입했다. 사실상 유럽은 거의 똑같은 구조다. 가운데 광장을 사이에 두고 대성당과 궁전이 보인다. 이어지는 좁은 골목골목을 지나면 또 어디선가 넓은 광장이 다시 나타난다. 주로 도시 꼭대기에 위치한 성당과 궁전은 그 도시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아오이와 쥰세이, 8년간 잊지 못한 첫사랑. 남자들은 왜 그렇게 첫사랑을 못 잊어 하고 집착하는 걸까. 그런 면에선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훨씬 순수하다. 두오모 대성당과 쿠폴라, 퐁테 베키오 다리. 조반나 선생이 쥰세이의 명화 복원능력을 질투해 프란체스코 코사의 그림을 처절하게 훼손시켰다고? 모차르트의 신이 내린 재능을 평생 시기하고 자기 자신을 죽을 때까지 괴롭힌 불쌍한 영혼 살리에리가 생각나는 건 나뿐인가.

 

 

하늘이 천재들에게 주신  능력은 의연히 받아들이고 그들을 축복하자. 그들 덕분에 우리가 아름다움을 향유하고 사니까. 그게 우리 평범한 사람들이 나름대로 행복하게 사는 비결 아닐까. 조금 슬프지만...(?)^^ 사실 슬플 것도 없다. 각자가 잘하는 게 따로 있으니까. 조금만 욕심을 줄이면 되는데, 사실 말처럼 쉽지 않으니까 문제지. 작은 것에 감사하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프라 안젤리코,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등등 당대 예술가들의 이름만 들어도 그냥 좋다. 베네치아의 수상관광 버스정류장 이름이 다 그랬다. 이탈리아인 아니 유럽사람들은 대체 무슨 복을 타고 난 건가.

 

 

냉정과 열정사이처럼 거리거리를 자세하게 묘사하려면 작가 츠지 히토나리가 피렌체와 밀라노를 수십 번은 들락날락거림을 떠나 몇 년간은 살았어야 쓴다. 미술사와 미술에도 엄청난 일가견이 있어야 이런 작품이 완성된다. 그런 게 너무 부럽다. 그리고 일본이 도쿄가 참으로 경제적 수준이 높다는 것도 새삼스레 인식된다. 이게 대체 언제 나온 작품인가. 낯익은 도쿄의 신주쿠역이 나오니 괜히 반갑다. 확실히 내가 한 번이라도 다녀온 지명은 소설의 몰입도를 높인다.

 

 

기회가 된다면 미술사도 공부하고 싶다는 진짜 꿈 같은 소망도 가져본다. 성경을 알고 갔기에 유럽여행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그림들과 성당의 천장벽화 및 각종 건물의 조각상 등등이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면 미술사까지 알고 가면 금상첨화겠다. 완전히 자기 것으로 습득되는 유럽이겠다. 또 있다. 그리스로마신화도 필수다. 유럽 곳곳에 선물처럼 지천으로 널려 있는 조각상 조각상들을 이해하고 즐기려면, 특히 이탈리아 여행시 그리스로마신화는 성경만큼이나 알찬 도움이 될 듯.

 

 

냉정과 열정사이의 전문리뷰가 아니라 다른 이야기가 막 섞여 들어가  죄송합니다. 나도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소설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갑작스레 솟구친다.^^ 베네치아뿐 아니다. 내 블로그 이미지 사진의 배경인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할슈타트 호수마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긴박한 이야기도 쓰고 싶다. 슬로베니아 블레드호수마을엔 티토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의 별장도 있다.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연애소설이 등장할 수도 있겠다. 나는 잔잔한 호수마을이 참 좋다. 치유와 마음정화가 동시에 되는 평화로운 장관을 만끽할 수 있으니까. 혼자서 즐겁고 행복한 상상에 젖어든다. 감사합니다.

 

 

2011년에 영화로도 나왔는데 아직 보지 못해 궁금. 약간 원작과 틀리다는데 그렇게 큰 차이는 없을 듯. 무엇보다 피렌체와 밀라노 곳곳을 보고 싶다.

 

 

P.S

무한도전 광희신고식 2탄(2015.5.16) 재미있네요. 황광희 열심히 하는 모습 보기 좋고요. 유재석 님과 멤버들, 김태호PD님을 비롯한 제작진 힘내시고요. 식스맨 파동도 가라앉았으니 앞으로 전진하는 일만 남았네요. 멤버들 더 열심히 하기만을 욕심내 봅니다. 무도 가요제도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반응 무척 좋아 놀랍니다. 요즘 학교 선생님과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들 사이에서 최고의 핫한 화제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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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순정 2015.05.19 0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는 '열정과 냉정사이'을 3번 읽어네요..
    처음에는 '에쿠니 가오리의 Rosso'와 '츠지 히토나리의 Blu'을
    한 챕터씩 교차하면서 읽고 나서,따로 따로 읽은 기억이 나네요...
    '열정과 냉정 사이'의 영화버전의
    큰 미덕은 '준세이'역의 '타케노우치 유타카'가 마지막 기차역에서
    보여준 미소와 '제임스 카메론'이 '타이타닉'에 음악을 작곡해 주기를
    원했던 '엔야'의 음악이 백미라고 생각 되네요...
    '타케노우치 유타카'는 남자도 반할 정도로 멋진 놈.
    (그 목소리와 미소)
    좋은 책을 읽기 위해서는 좋은 차와 좋은 음악은
    기본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p.s - 정말 히사시부리...
    앞으로도 소소한 일상 기대하겠습니다..

    • 소소한 일상1 2015.05.19 15: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진순정님 오랜만이고 반갑습니다. 저도 에쿠니 가오리 편도 읽고 싶어지더군요. 여성작가의 시선은 어떤지 궁금해서요. 둘의 합작소설이라니 참 멋지죠.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릴레이소설이 그것도 절절한 연애소설이 나오면 좋겠어요.^^

      저는 무엇보다 좋았던 게 소설 안에서 밀라노와 피렌체를 가까이 할 수 있었던 점, 명화와 예술가에 대한 갈증까지 조금이나마 충족했다는 두 가지가 참 맘에 들어요. 다음엔 조각상 하나하나에 대한 해설과 작가의 상상이 담긴 소설이 등장하기만을 바래요. 사실 제가 쓰고 싶은 분야이기도 하고요.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소망이라도 품고 살아요.ㅎㅎ

      아 영화도 너무 보고 싶네요. 그 정도인가요.^^
      요즘 블로그에 매일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책을 즐길 수 있어 감사한 나날입니다. 진순정님 감사합니다.

  2. 글쓰고픈샘 2015.05.20 1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다시 뵈서 너무 반갑습니다. 그동안 많이 소소한 일상님 글 기다려왔습니다.ㅜㅜ 글 여전히 잘쓰시네요. 냉정과 열정사이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잘 읽고 갑니다. 오늘 하루도 잘마무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