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기 전 지인에게 엄청나게 교육받은(?)일본의 문화예절 관행 등등, 가서 조심하라고. 하지만 도쿄도착 첫날부터 우리가 생각한 고정관념은 시원하게 깨부셔졌다.

 

1. 첫째 일본의 지하철 문화다.-조용해서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다들 책을 읽고 있다. 지하철 안에서 핸드폰(모바일폰)으로 통화하면 야만인 취급을 받기 때문에 절대 불가, 문자만 확인한다?-

 

왠걸, 그렇게 시끄러운 북새통은 난생처음 경험. 물론 책을 읽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서 있기도 힘든 상황. 거기다 엄청나게 큰소리로 떠들고 웃는 수다는 우리나라 저리가라다.

 

 

2. 핸드폰 통화 안하는 건 맞지만 핸드폰 삼매경은 전 세계 어디나 똑같다. 일본체류 한 달간 지하철에서 핸드폰 통화 그것도 남들 신경 안 쓰고 큰 목소리를 내던 남자 한 명을 봤는데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

 

어떤 일본여자는 천연덕스럽게 복잡한 지하철에서 편의점 도시락을 여유만만 즐기고 있어 놀랐다. 화장품을 다 꺼내 놓고 화장하는 여자들은 한국 일본의 공통점. 여러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나 보다.

 

 

 

-일본의 지하철, 아래는 역사입구. 어디나 사람들로 바글바글. 신기한 건 그 와중에도 소매치기 같은 범죄가 거의 없다는 사실. 성숙한 시민의식의 결과인가.-

 

 

3. 둘째 일본의 식당풍경-소리를 전혀 내지 않고 조용히 먹는다? 정말 그런 줄 알았다. 하도 조용조용 처신한다기에. 전혀 아니다. 여기도 지하철과 매 한가지. 후루룩 소리내며 국수 먹는 모습은 우리나라와 똑같다. 아니 더하다.

 

요란한 수다와 큰웃음 소리도 우리를 놀라게 만든다. 시간이 지나니 우리도 마음 편하다. 우리 역시 신경쓸 필요없이 행동하면 되니까. 기본예의만 지키면 된다. 당연 일반식당이 아닌 고급 레스토랑은 다를 터.

 

 

4. 셋째는 가장 놀란 경로사상 부재. 노약자석 자체가 없다. 한국인은 싫어도(?)다른 사람 눈을 의식해 자리를 양보한다. 물론 진심에서 우러난 행동을 하는 이들도 많다. 일본인에겐 경로사상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듯.

 

한국인과 일본인의 외모가 비슷해도 미묘한 차이가 있어 한인인지 일본인인지 구분할 수 있다. 하네다공항 핸드폰 분실사건으로 얼이 빠져 잘못 탄 시나가와역 반대방향의 복잡한 지하철에서 어느 고령의 일본인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한 이는 일본인이 아닌 바로 우리였다.

 

 

 

 

 

-일본 최대 번화가 시부야의 야경, 첫 방문했을 때 6.25전쟁 당시 중공군의 인해전술이 떠오를 만큼 수많은 이동인구에 충격받아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을 만큼 극심한 혼란을 경험. 두 번째 방문부터는 익숙해져 즐기고 왔다.-

 

 

5. 탁 봐도 여행자임이 티나는-일본도착 첫날-우리, 트렁크에 무거운 가방을 들고 있는 우리가 일본인 할머니를 보고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자 오히려 놀란 눈으로 쳐다보던 많은 사람들.

 

할머니는 다음역에서 내린다고 극구 말리며 고맙다는 인사를 수없이 하신다. 살짝 감동받으셨는지 좋은 시간 보내라는 덕담도 잊지 않았다. 한국인에겐 뿌리깊은 경로사상이 잠재되어 있음을 우리 자신도 절감한 날.

 

 

6. 병원에서도 똑같은 경험을 했다. 노인천국인 일본, 우리나라처럼 70-90대 어르신이 엄청나게 많다. 환자들로 바글바글한 병원 대기실에서 젊은이들 누구도 노인에게 양보하지 않는다.

 

서글프게(?)같은 노인들끼리 자리를 양보한다. 조금 덜 힘든 노인이 더 힘들어 보이는 노인을 배려하는 식. 여기서도 우리는 자연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으니, 한국인의 피는 못 속인다.^^

 

 

**방금 Kkugi님께서 댓글로 노약자석 개념의 우선석(優先席)이 차량 중간중간에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라서 제가 혼동했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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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kugi 2014.06.26 17: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약자석 자체가 없는건 아닙니다 ^^;
    優先席, 우선석이라고 하는 노약자석 개념의 좌석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한국처럼 모든 차량 양 끝에 있는게 아닌, 중간중간 몇 칸의 한쪽 구석에만 있어서 없는 것 처럼 보이는겁니다.

  2. 푸른지성 2014.06.26 18: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약자석은 전철 칸마다 존재합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차량의 끝과 끝중 한쪽에 임산부 마크와 함께 설치되어 있어요.

  3. 레테210 2014.06.26 23: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래 전 도쿄에서 잠시 살았는데 당시 저도 입국하면서부터 너무 고생을 해서...상당히 공감하면서 재밌는 글 잘 봤어요. 그런데 일본 노인들은 한국 어르신들보다 체구는 작지만 더 건강한 사람이 많아요. 한때 잘 살아서 그런건지? 저도 도쿄에서 할머니께 자리 양보했다가 그 분이 좀 정색을 하고 안 앉으셔서 머쓱한 적이 있어요. 일본인에게 얘기해보니 '내가 할머니로 보이나?'라고 생각해서 그런 걸 수 있다네요. 할머니 맞으면서;;ㅎㅎ 또 국수 먹을 때만은 다른 음식과 달리 후루룩후루룩 소리내며 먹어도 된다는 불문율같은 게 있어요. 그래도 전철안의 풍경은 확실히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전철 안이 쥐죽은 듯 조용한 것보다는 좀 왁자지껄한 게 편할 듯하네요. ^^

    • 소소한 일상1 2014.06.27 0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레테210님 반갑습니다. 일본체류 한달간 일본의 매력에 푹 빠져 왔어요.ㅎㅎ
      제가 본 일본노인들은 다 힘들어 해서... 양보하면 좋아하셨어요.

      맞아요. 지팡이 짚고도 활기차게 돌아다니는 어르신들 많이 봤어요. 제가 간 병원의사선생님도 80가까운데 청년이에요. 사실 전철 안이나 식당 시끄러워서 더 좋았어요. 사람 사는덴 다 같은 것 같다는 안도감이.

      속히 일본 다시 가고 싶어요. 고생은 무지 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것도 행복이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4. 글쓰고픈샘 2014.06.26 23: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일본대해서 좀 알게돼서 진짜 고맙습니다, 일상님.

  5. 유머조아 2014.06.27 11: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게 되는군요.
    좋은 글 감사해요~

  6. 난생 처음 2016.09.10 21: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어 보았네요 첨으로 일본 가보려고 티켓 한번 사 보았네요 추석때 가서 실컷 구경 하고 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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